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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군기자 사진이란?

오건호 2010-12-01 22:25:57 2


북한 김정일·김정은 부자가 너무 태연하다. 국립교향악단 공연을 보고 간장 공장·생수 회사까지 들렀다. 한국이 참패한 아시안게임 축구 경기도 TV에 틀었다. 연평도 기습포격은 남의 일이다. 위기 때마다 철저히 동선(動線)을 숨겼던 예전과 딴판이다. 고도의 심리전에서 승자의 여유가 엿보인다. 북한은 과연 자신 있게 승리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글쎄다.

 눈길을 뗄 수 없는 두 장의 사진이 있다. 자욱한 포연 속에서 처참히 불타오르는 연평도. 화염이 치솟는 K-9 자주포 위에서 대응포격에 나서는 해병대원 모습도 인상적이다. 더할 나위 없이 절박한 대한민국의 상황을 기가 막히게 포착한 사진들이다. 북한은 치밀하게 연평도를 정조준했다. 그러나 남한의 정보기술(IT) 능력을 계산에 넣지 못했다. 관광객의 휴대전화와 정훈장교의 디지털카메라에 끔찍한 범죄 현장이 고스란히 담겼다. 치명적인 실수다.

 많은 현대전이 사진 한 장으로 승부가 갈렸다. 태평양전쟁도 마찬가지다. 1945년 2월 이오지마(硫黃島)에 성조기가 솟아올랐다. 미 해병대원들은 2만여 명의 희생을 딛고 수라바치 산 정상에 깃발을 꽂았다. 이 사진은 미국민의 가슴을 흔들었고,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전쟁의 종식을 알렸다. 그 현장을 그린 영화가 『아버지의 깃발』이다. 영화 속 주인공인 브래들리는 이렇게 말한다. “제대로 된 사진이면 그걸로 끝이야…베트남전을 보게나. 베트남 장교가 권총으로 관자놀이를 날려버리던 사진. 그런 거야. 그래서 미국이 전쟁에서 진 거야…우린 그냥 안 그런 척하고 있었던 것 뿐이야….” 실제로 잔혹한 베트콩 사살 사진은 반전(反戰) 데모의 도화선이 됐다.

 사진은 거짓말을 못 한다. 불타는 연평도는 길거리에서 잔혹하게 관자놀이에 방아쇠를 당기는 베트남 장교를 연상시킨다. 북한의 야만성이 묻어난다. K-9 자주포의 해병대원은 이오지마의 미 해병대원과 닮은꼴이다. 진실을 담은 사진은 소리 없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리 20대의 U턴 현상은 극적이다. 현 정부의 강경한 대북기조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20대가 71.4%로 가장 많았다. 2년 전까지 10% 안팎의 20대 응답자가 김정일에 호감을 표시했다. 이번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리나라 20대가 누구인가. 지난 20여 년간 좌파(左派)교사들이 힘겹게 쌓아 올린 공든탑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요즘 젊은 네티즌 사이에선 ‘연평도 절대해법’이 인기다. “서해 5도에 북한을 추종하는 정당들의 당사를 옮기자”는 것이다. 자기 편끼리 죽일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북한을 향한 분노, 국내 종북(從北)세력에 대한 반감이 깔려 있다. 나약한 초기대응으로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부도 문제다. 하지만 비난 차원이다. 정부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비난은 사그라질 수 있다. 그러나 분노와 반감은 감정적인 문제다. 비난보다 훨씬 깊은 앙금을 남기며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까지 “햇볕정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며 꼬리를 내리겠는가.

 “무기보다 중요한 게 병사들의 사기이며, 그 사기는 적에 대한 민중의 태도에서 결정된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민심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2년간 이 땅의 북한관(觀)을 상징하는 단어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다. 처참하게 살해된 이승복 어린이의 사진이 아직도 생생하다. 연평도 사진의 유효기간은 얼마일까. 북한의 도발이 반복되면 상당히 오래가지 않을까 싶다. 언제 우리 아이들의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나는 김정일이 싫어요.”

 F-15K나 조지워싱턴 항공모함, 중국 압박은 의외로 사소한 카드일지 모른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첨단 무기가 아니라 전국에 촘촘히 깔린 휴대전화와 디카가 아닐까. 북한의 잔혹한 범죄현장은 카메라 렌즈에 남김없이 포착됐다. 북측의 희망과 정반대 방향으로 민심은 흘러가고 있다. 심각한 계산착오로 오발탄(誤發彈)을 날린 게 아닌지 복기해볼 일이다. 북한은 전투에서 이겼을지 몰라도 전쟁에선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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