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도 오뉴월 한 철’이라고 모기도 끝까지 기승을 부린다. 이럴 때 서둘러 알을 슬어 새끼를 잔뜩 불려놔야 이놈 저놈들에게 잡혀 먹히고 무서리 내려 이리저리 다치고 얼어 죽어도 씨는 남는다. 모기는 생태계의 먹이그물을 존존하게 얽어나가는데 없어선 안 되는 중요한 한 코로, 미꾸라지 한 마리가 하루에 1,000마리가 넘는 장구벌레를 잡아먹는다 하고, 박쥐나 잠자리 또한 모기 없인 살지 못한다. 세상에 어느 것 하나 당최 필요 없이 태어난 것은 없다는 말씀!
끝까지 기승을 부리는 모기, 모기를 보고 칼을 뽑을 수도 없고..
장장하일(長長夏日), 긴긴 한낮 더위에 녹초가 되어 꿀잠을 청하려는데, 애~~앵! 하고 대드는 모기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온 실핏줄이 바짝 쪼그라들고, 반사적으로 손바닥을 휘둘러 내리쳤으나 딱! 제 볼때기만 아플 뿐 허탕이다. 아귀다툼이 따로 없다. 부아가 치밀어 갈팡질팡 오두방정을 떨고 나면 초죽음이 되면서 절치부심, 긴 밤 우두커니 뜬눈으로 지새울 것 생각하면 교감신경 줄이 한껏 팽팽해지는 것이…, 이 밤이여 어여 가라! 견문발검(見蚊拔劍), 모기보고 칼을 뽑는다? 우도할계(牛刀割鷄), 소 잡는 칼로 닭을 잡아? 수틀린다고 주저리주저리 악다구니 할 수도 없고, 속절없이 놈들에게 부대끼고 만다.
이렇게 모기가 우리를 고달프고 질리게 할뿐더러, 매년 세계적으로 100만 명이 넘게 생명을 앗아가는 학질(malaria)을 옮기기에 별의별 수단을 다 써서 기어코 잡으려든다. 그러나 얄미운 모기 놈은 앙버티면서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는다. 수놈 모기를 불임(不姙)으로 만들어 암놈이 짝짓기를 해도 새끼를 낳지 못하게도 해봤고, 근래 들어선 유전자재조합으로 아예 깨물지 않는 모기 만들기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판판이 헛발질이다.
피를 빠는 것은 짝짓기를 마친 모기의 암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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