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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흡혈귀...모기

오건호 2009-10-01 10:57:58 2


메뚜기도 오뉴월 한 철’이라고 모기도 끝까지 기승을 부린다. 이럴 때 서둘러 알을 슬어 새끼를 잔뜩 불려놔야 이놈 저놈들에게 잡혀 먹히고 무서리 내려 이리저리 다치고 얼어 죽어도 씨는 남는다. 모기는 생태계의 먹이그물을 존존하게 얽어나가는데 없어선 안 되는 중요한 한 코로, 미꾸라지 한 마리가 하루에 1,000마리가 넘는 장구벌레를 잡아먹는다 하고, 박쥐나 잠자리 또한 모기 없인 살지 못한다. 세상에 어느 것 하나 당최 필요 없이 태어난 것은 없다는 말씀!

 


 



끝까지 기승을 부리는 모기, 모기를 보고 칼을 뽑을 수도 없고..



장장하일(長長夏日), 긴긴 한낮 더위에 녹초가 되어 꿀잠을 청하려는데, 애~~앵! 하고 대드는 모기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온 실핏줄이 바짝 쪼그라들고, 반사적으로 손바닥을 휘둘러 내리쳤으나 딱! 제 볼때기만 아플 뿐 허탕이다. 아귀다툼이 따로 없다. 부아가 치밀어 갈팡질팡 오두방정을 떨고 나면 초죽음이 되면서 절치부심, 긴 밤 우두커니 뜬눈으로 지새울 것 생각하면 교감신경 줄이 한껏 팽팽해지는 것이…, 이 밤이여 어여 가라! 견문발검(見蚊拔劍), 모기보고 칼을 뽑는다? 우도할계(牛刀割鷄), 소 잡는 칼로 닭을 잡아? 수틀린다고 주저리주저리 악다구니 할 수도 없고, 속절없이 놈들에게 부대끼고 만다.



 


이렇게 모기가 우리를 고달프고 질리게 할뿐더러, 매년 세계적으로 100만 명이 넘게 생명을 앗아가는 학질(malaria)을 옮기기에 별의별 수단을 다 써서 기어코 잡으려든다. 그러나 얄미운 모기 놈은 앙버티면서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는다. 수놈 모기를 불임(不姙)으로 만들어 암놈이 짝짓기를 해도 새끼를 낳지 못하게도 해봤고, 근래 들어선 유전자재조합으로 아예 깨물지 않는 모기 만들기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판판이 헛발질이다.


 


 


피를 빠는 것은 짝짓기를 마친 모기의 암놈



 



















모기(蚊, mosquito)는 알 → 애벌레(유충) → 번데기 → 어른벌레(성충)시기를 거치면서 탈바꿈한다. 번데기 시기가 있는 완전변태(갖춘탈바꿈)를 한다는 말인데, 고인 구정물에 알을 낳으면 그것들이 이틀도 안 되어 까여서 장구벌레(타악기 장구를 닮아 붙은 이름)가 되고 그것은 1~2주안에 4번의 허물벗기(탈피)를 하여 곧 번데기로 바뀌며, 번데기는 2~3일 지나면 껍질을 벗어 날개를 달고 물에서 공중으로 날아올라 성충(成蟲)이 된다.


 


놀랍게도 이것들은 날개를 달고 나오자마자 짝짓기를 한다! 때마침 해질 무렵 또래 수컷들이 떼 지어 공중을 날고 암컷은 그 속으로 잽싸게 날아들어 씨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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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를 받은 암놈은 거침새 없이 흡혈귀(吸血鬼)가 된다. 보통 때는 암놈과 수놈이 다 같이 꿀물이나 식물의 진액(즙)을 먹고 살지만, 온혈동물(조류와 포유류)의 피에 든 단백질이나 철분(Fe)이 알의 성숙과 발생에 필수적이기에 어미는 피 사냥을 나선다. 암놈은 1~2주를 살고, 그 동안에 알을 3~7회 번갈아 낳으니 모두 합치면 한 마리가 낳는 알이 700여 개가 넘는다. 그리고 보통은 조류(藻類, algae)나 세균, 다른 여러 미생물을 먹고 살며, 복부 8째 마디에 있는 숨구멍으로 숨을 쉰다(늘 숨구멍 끝을 공기 밖으로 내놓음). 한물간 이야기지만, 때문에 그것들이 살고 있는 웅덩이에다 석유 몇 방울 떨어뜨리면 숨관이 막혀 죽어버리니 예전엔 석유(기름)뿌리기가 모기퇴치법 중의 하나였다.


 


 


잠자리와는 달리, 모기는 날개가 2장 밖에 없다



모기는 절지동물문(門), 곤충강(綱), 파리목(目)(쌍시목, 雙翅目), 모깃과(科), 모기속(屬)의 벌레로 우리나라에 50여종(種)이 산다. 모기 날개는 파리 무리와 마찬가지 두 장이기에 이들을 쌍시류(雙翅類, Diptera)에 넣으며, 그림에 날개가 넉 장인 파리나 모기가 있다면 그것은 선입관념이 만든 오류다. “곤충은 날개가 넉 장이다”라는 선입견 말이다. 이것들은 뒷날개가 퇴화되고 앞날개만 남았으며, 대신 뒷날개는 평형간(平衡杆, halteres, balancer)이라는 하얀 작은 돌기로 바뀌어 몸의 평형을 조절한다. 평형간을 그 모양이 곤봉(棍棒)을 닮았다하여 평형곤(平衡棍)이라고도 한다.


 


이른바 모기 앞날개의 진동음이 앵(500~600Hz)! 하는 소리다. 알고 보면 그 소리는 같은 종끼리, 또 암수가 서로 소통하는 사랑의 신호다. 그런데 보통 날개는 종(種)에 따라 1초(秒)에 250~500번을 떤다고 하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대 위대한 모기여! 3 mg 밖에 안 되는 그 작은놈이(‘mosquito’는 포르투갈어로 ‘작은 파리’란 뜻임) 우레 소리를 내다니! 그리고 모기들도 제가 즐겨 사는 삶터가 정해져 있으니 멀게는 반경 4 km까지 나가지만 대개는 1 km안에서 산다. 


 


 



아이들이 모기에 더 잘 물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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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기 눈은 있으나마나며 모든 자극은 더듬이(antennae)가 받아들인다. 모기는 어찌 사람이 거기에 있는 줄 알고 몰래 찾아드는가. 모기 따위의 곤충은 사람이 내뿜는 체온열기, 습도, 이산화탄소, 땀에 들어있는 지방산, 유기산, 젖산과 화장품 등의 온갖 냄새 나는 곳으로 내처 날아가(오)니, 예를 들어 젖산은 20 m 거리에서, 이산화탄소는 10 m 밖에서 벌써 알아차리고 그곳으로 꼬인다. 한 생물이 화학물질이 자극이 되어 그 쪽으로 모이는 현상을 양성(陽性, positive)주화성(走化性)이라 하는데, 모기가 전형적인 예가 되겠다. 그러니 대사기능이 떨어지는 어른보다는 물질대사가 활발한 어린이가, 또 병약한 이보다는 건강한 사람이 모기를 탄다. 왜 내만 모기가 무나 했더니….


 


난데없이 모기 한 마리가 내 손등에 내려앉았다. 입 끝에는 예민한 감각털이 있어서 여기저기 주둥이를 굴리면서 살갗 중에서도 아주 보드라운 자리를 찾아 헤맨다.





 


  


 

















“까짓 먹어봐라 이놈아, 설마하니 적혈구 몇 개를 먹겠냐.”하고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그런데 “모기가 깨문다(bite).”는 말에 어폐(語弊, 잘못)가 있다. 모기가 결코 살을 깨무는 것이 아니다. 모기는 부드러운 피부에 먼저 침(타액)을 흠뻑 발라두어 살갗의 지방성분을 녹이는 분해효소가 언저리를 흐물흐물하게 하니, 됐다 싶으면 그 때 예리한 침(針, cutter)을 깊게 모세혈관에 닿도록 쿡 찔러 넣는다. 실핏줄에도 혈압이 있는지라, 구멍 뚫린 핏대에서 피가 솟아오르니 절로 입 대롱을 타고 모기의 위(胃)로 흘러든다. 땅을 깊게 파서 아래 수맥에 다다르면 지하수가 저절로 펑펑 솟아오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건 그렇다 치고, 모기가 날름 배불리 먹고 날아 간 다음에야 아! 깨물렸구나하고 때늦게 기별이 온다. 일반적으로 모기가 물 때 집어넣는 진통제 탓에 아픈 줄 영 모르고, 항응고제 때문에 피가 굳지 않으니 단숨에 술술 흘러든다. 그런데 살갗이 모기(벌레)에 물리거나 상처가 나면 곧바로 근방에 있던 백혈구가 몰려와 그 자리에 히스타민(histamine)을 막 분비한다. 히스타민은 모세혈관을 확장시키고 혈관의 투과성(透過性)을 높이기에 다친 자리에 피가 많이 흐르게 되고, 혈액이 조직사이로 스며들어 열이 나고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가렵거나 쓰리고 아프다. 그리하여 다친 자리에 혈장단백질(항체가 듦)이나 식세포(食細胞,백혈구의 일종임)를 더 많이 흐르게 하여 빨리 낫게 한다. 때문에 아주 가렵거나 매우 아프지 않으면 항(抗)히스타민제 약을 바르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이 백번 옳다.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치유(治癒)한다! 약이란 단지 도우미(helper)일 뿐!


 


 


모기향을 바닥에 두지 말고 천장 쪽에 두도록 하라






 



















그러면 모기는 과연 창(문)을 가로로 잘라 삼등분 하였을 적에, 위, 중간, 아래 어느 쪽으로 날아들었을까? 무거운(찬) 공기는 아래로 들어오고 가벼운(더운) 공기는 위쪽으로 흘러나간다는 대류(對流)의 원리를 알면 이해가 쉽다. 몸에서 내는 열이 공기를 데워 땀 등의 뭇 화학물질을 천장으로 들어 올려 창(문)의 위쪽으로 이어 흘러나가고, 그 냄새를 맡고 모기는 날아든다(양성주화성). 그렇지 않은가?


 


다음 이야기를 하자고 예까지 긴 글을 써왔다. 모기향은 제충국(除蟲菊 insect flower)이라는 국화과식물에서 뽑은 것으로, 모기가 싫어하는 피레드로이드(pyrethroid)라는 신경마비 물질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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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질이 사람에게 해롭지는 않다고 하나, 결코 몸에 좋은 물질은 아닐 것이다. 결론이다. 모기향이나 유아용 매트는 책상 밑이나 방바닥에 태기 쳐 놓지 말고 반드시 저~어기 농이나 책장 위에 올려놓을 것이다. 과학을 알면 편하다고 하던가? 모기향이 열 받은 공기를 타고 위쪽으로 돌아나가기에 모기가 그 냄새에 식겁하여 얼씬도 못한다(음성주화성). 건강에도 그쪽이 훨씬 나을터, 꼭 그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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