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풍경의 합성사진을 출품해 대상을 받은 전국사진공모전 수상자가 조류학자까지 동원한 경찰의 치밀한 수사로 덜미가 잡혔다.

부산경찰청 수사과는 지난해 제10회 부산관광사진공모전에 합성사진을 출품한 혐의(업무방해)로 대상 수상자 이모(여·49)씨와 입선자 홍모(60)씨를 3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와 홍씨는 지난해 8월 컴퓨터로 합성한 사진 2점씩 합계 4점을 공모전에 출품, 모두 대상과 입선작 등으로 선정돼 상금 360만원과 20만원씩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가 출품한 대상작 ‘오륙도 정경’(사진)은 부산 오륙도 앞 여름바다 풍경사진에다 따로 촬영해 둔 갈매기 두 마리를 컴퓨터로 합성해 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진은 워낙 정교하게 합성돼 전문가들조차 구별하기 어려웠지만, 여름에 촬영한 사진 속 갈매기의 부리가 빨간색인 것이 들통나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빨간부리 갈매기의 경우 봄에 시베리아로 떠나고, 6~8월에는 흰색부리 갈매기만 서식한다는 사실을 참고인으로 출두한 조류학자들로부터 확인한 뒤 이를 근거로 이씨에게서 합성 사실을 자백받았다. 이씨는 또 바다 위 불빛을 합성한 ‘해운대 야경’으로 추가 입선했다.